[이래도 되나요] 음식 리뷰 쓴다더니 '서비스 먹튀'…속타는 자영업자 -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리뷰 먹튀('먹고 튀었다'의 줄임말)를 경험한 적이 있어요. 지금도 배달량이 많은 지역은 리뷰를 쓴다는 사람 중 60~70프로는 안 써요. 저희 뿐만 아니라 대부분 가게에도 다 안 써주는 것 같아요." (자영업자 A씨)
한 자영업자의 토로입니다. 도대체 무슨 일일까요?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배달 앱(애플리케이션) 리뷰 먹튀에 대한 자영업자들의 불만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배달 앱 리뷰 시스템 개선 필요합니다."
"리뷰 먹튀들 때문에 맘고생 장난 아니에요."
"10명 중에 9명은 먹튀라 이제 해탈했어요."
최근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배달 앱.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집에 머무는 사람이 늘어나며 배달 앱을 통한 주문량도 급증했죠.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배달의민족(배민) 앱의 지난달 월 사용자 수는 970만 명, 요기요는 492만 명에 달했는데요.
현재 배민, 요기요 등 배달 앱에서는 음식을 주문한 후 별점과 리뷰를 남길 수 있습니다.
배달 앱 시장의 급격한 성장으로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며 리뷰는 매출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됐는데요.
상황이 이렇다 보니 '리뷰 이벤트'로 이용자들의 리뷰를 유도하는 자영업자가 적지 않죠.
소비자가 "리뷰를 남기겠다"고 이벤트에 참여하면 자영업자는 음료나 음식 등을 공짜로 제공하는 일종의 약속을 하는겁니다.
문제는 정작 제품을 받고 리뷰를 쓰지 않는 소비자가 많다는 건데요.
대학생 김모(23) 씨는 "보통 음식이 예상 배달 시간보다 빨리 오는데 배달 앱에는 계속 배달 중이라 떠 리뷰 창이 막혀있다"며 "음식을 먹고 나면 리뷰 쓰는 걸 깜박한다"고 말했습니다.
고모(22) 씨는 "사진을 찍기 전에 음식을 다 먹어버리는 경우가 많다"며 "가게에서 포장 용기에 리뷰 이벤트를 상기시키는 문구가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나름대로 자구책을 마련하는 자영업자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자영업자 A씨는 "어떤 배달점은 요청사항에 고객의 아이디, 전화번호, 이름 등 민감한 정보를 요청하기도 한다"며 "저희는 먹튀를 감안해 일부러 단가가 낮은 음식을 서비스로 준다"고 설명했습니다.
우아한형제들 부정거래감시팀이 지난해 적발한 가짜 리뷰는 약 2만 건.
리뷰 조작 등 불법을 저지르는 업체까지 생겨나는 마당에 경쟁에 뒤처질 수 있는 만큼 리뷰 이벤트를 무작정 중단하기도 어렵습니다.
리뷰 이벤트는 강제성을 둘 수 없어 소비자 개개인의 양심에 맡길 수밖에 없는데요.
이에 배달 앱 측이 대책을 세워달라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일부 앱처럼 리뷰 작성을 확실히 유도하거나, 리뷰 종류에 따라 차등적인 포인트를 지급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줬으면 좋겠다는 의견이죠.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리뷰 유도 정책은 리뷰 콘텐츠 양을 늘리는 게 목적인데, 저희는 리뷰의 신뢰도를 높이는 것을 더 고민하고 있다"며 "리뷰를 쓰면 포인트나 쿠폰 지급하는 건 따로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죠.
이어 리뷰 이벤트와 관련해 "해당 사안에 대해 문제를 인지하고 있고,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해결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자영업자와 소비자 간의 약속인 리뷰 이벤트.
리뷰 먹튀로 속앓이하는 자영업자가 늘어나는 만큼 보다 근본적인 해결 방안이 필요해 보입니다.
박성은 기자 강지원 인턴기자 박소정 / 내레이션 송지영
junepen@yna.co.kr
※[이래도 되나요]는 우리 사회에 있는 문제점들을 고쳐 나가고자 하는 코너입니다. 일상에서 변화나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관행이나 문화, 사고방식, 행태, 제도 등과 관련해 사연이나 경험담 등이 있다면 이메일(digital@yna.co.kr)로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20/07/30 07:00 송고
July 30, 2020 at 05: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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